열 개의 손가락으로 세계시장을 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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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실 대표 |
"내게 불가능이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열정 하나로 뛰어든 미국 땅에서 빌딩 청소부부터 마트 아르바이트로 학업을 병행하며 성공을 향해 끝없이 달려온 (주)아름다운나라사람들 전성실 대표. 여행 중 사고로 잃은 손톱과 세계 네일(Nail) 시장을 통째로 맞바꾼 그는 현재 240개의 직영점과 새롭게 선보인 뷰티문화 공간 Sassi Beauty Spa를 통해 전 세계 4000개 지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치동에 위치한 Sassi Beauty Spa 사옥에서 전성실 대표를 만나 파란만장한 그의 성공신화를 들어봤다.
전성실 대표와의 만남은 시작부터 유쾌했다. 재치 있는 말솜씨에 토크쇼를 방불케 하는 표현력.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점점 더 그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혈혈단신(孑孑單身)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스스로에 대한 가치창조를 위한 새로운 것을 찾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는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마다 어떠한 주저함도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젊은 패기에 자신감 하나만을 손에 쥔 채 시작한 미국유학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떠한 지원도 바랄 수 없었던 그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하루에 2~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겨우 학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평소 수업일수를 챙기지 못한 탓에 입학 4년째가 되었는데도 2년 과정밖에 이수하지 못해 졸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남미로 한 달간의 여행을 떠났는데 아마존 밀림지역에서 원주민과 생활을 하다 뜻밖의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이 사고가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계기가 아닐까 싶다. 손에 생긴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결국 가운데 손가락 한 마디를 절단하는 지경까지 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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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씨네일은 한국․중국․뉴질랜드 등 240개의직영점을 관리하고 있다. |
당시 22살이었던 그는 희망을 찾으러 들어간 여행길에서 절망만을 안은 채 6개월간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학교도 졸업 못하고 손가락마저 잘려 정말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지만 거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오기가 생긴 그는 원래 전공이었던 정치철학을 포기하고 오직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의 경제학과로 편입했다. 더 독한 맘으로 남들보다 두 세배 열심히 노력하며 경영인의 꿈을 키우던 어느 날 한권의 책이 다시 한 번 그의 인생을 흔들어 놓았다.
<유태인의 상술>이라는 책에는 '입으로 하는 장사'와 '여성을 상대로 하는 장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고 몇 날 며칠을 고민하던 그는 우연히 물 잔을 들고 있는 친구의 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전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설명했다. "얼굴도 예쁘고 모든 게 완벽한데 손톱이 너무 짧아 그게 콤플렉스였던 친구였다.
그때 바로 이거다 싶어 졸업 후 바로 네일아트 회사에 취직을 했다. 이렇게 네일(Nail)과의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영주권 포기, 내안의 나를 버리다
5년간 네일 관련 회사에 다니며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그는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강남에 최초로 네일살롱을 오픈했다. 미국에서 집과 차를 정리하고 남은 돈 2,000만원에 모든 것을 걸고 자신 있게 성공을 예감했던 그는 오픈 5개월 만에 직원 월급은 커녕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까지 내몰렸다.
전 대표는 "분명 되는 사업이라고 생각해 설문조사 및 시장조사를 한 결과 자그마치 3조원이라는 계산이 나와 확신을 갖고 시작했는데현실은 너무나도 냉혹했다"라며 "당시 미용실에 가면 공짜로 매니큐어를 발라주는데 굳이 돈 주고 발라야 하는 필요가 있을까하는 게 여성들의 생각이었던 것이었다. 설문조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빼먹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는데 바로 '한국 여성들의 소비성향'이였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생활을 오래했던 탓에 한국사정을 몰랐던 그에게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문을 닫기 하루직전까지 갔던 그는 실패한 원인에 대해 "문화차이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에 문제가 있었다.
미국에 부모 형제들이 정착해 살고 있었고 난 영주권이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실패해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에 절실하지가 않았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그 날로 미국 영주권 포기라는 최후의 결단을 내렸다.
다음날 백화점과 강남역, 대학가 등 여성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 네일아트 시술을 무료로 해주며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친구의 손을 잡고 따라오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백화점 측의 입점허락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한국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즐길 거리가 너무 없었다. 하루는 백화점에 수많은 여성들이 모이는 것을 보고 빠른 시간 내에 아름답게 가꾸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 끈질기게 공략을 한 결과 드디어 입점통보가 나온 것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쌔씨 (SASSI)다."
국내시장 1위에 이어 세계시장 1위를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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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인테리어에 최신시설을 완비한 '풋 스파'. |
전성실 대표는 미국의 네일 문화를 들여와 한국인 특유의 친절함과 손기술에 접목시켜 성공을 거두며 현재 국내 백화점, 할인점에 이어 중국시장까지 섭렵해 현재 240개의 직영점을 오픈해 세계최고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친절함이 몸에 배어있어 서비스로 봤을 때 세계 최고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손님을 여왕처럼 모셔라'다.
사람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대접을 받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거기다 예뻐지기 까지 하니 기쁨은 두 배로 돌아가 한명이 2명이 되고 더 나아가 10명, 100명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IMF 당시에 수많은 기업들이 힘없이 무너지고 국민경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졌지만 미용업의 손해는 그나마 덜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소비심리가 위축돼 불필요한 지출을 가장먼저 줄이기 마련이지만 미용산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머리카락과 손톱은 쉬지 않고 자라기 때문이다.
또 손님과의 1:1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특성상 대화를 하며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기에 마음의 치유와 아름다움이 동시에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특히 네일아트는 다른 시술과 달리 서로 얼굴을 보며 시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객이 직접 시술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시술을 받으면서 시술자와의 대화가 편리해 그만큼 신뢰가 쌓이고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최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격히 늘어나면 자기관리가 곧 경쟁력으로 평가받으며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미용 서비스가 비단 여성들만의 특권은 아니다. 남성들의 이미지메이킹이 붐을 일으키며 이발소만을 고집하던 남성들도 어느새 부터인가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고 네일아트 숍에 손을 내밀고 있는 광경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이다.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겸손함을 잃지 않는 전 대표는 (주)아름다운나라사람들의 대표이사로 쌔씨(SASSI), 네일 에비뉴( NAIL AVENUE), 네일 존(NAIL ZONE)이라는 3개의 주력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세계 최고품질을 자랑하는 네일 전문제품 O.P.I와 SINFUL, AKILENE 을 독점 수입하고 있다.
뷰티+문화+레저=새로운 복합 문화공간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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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차를 마시며 책과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 공간. |
회사설립 12주년을 맞이한 (주)아름다운나라 사람들은 업계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중국과 뉴질랜드에 이어 미국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불가능은 애초에 없었다"고 자부하는 전성실 대표는 대치동 사옥에 Sassi Beauty Spa라는 새로운 개념의 뷰티문화공간을 오픈했다.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에는 문화가 접목돼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고객들의 번거로움을 덜기위해 헤어와 네일, 스파를 한 곳에서 동시에 받을 수 있는 토탈뷰티숍을 선보였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기존의 토탈뷰티숍은 한곳에서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 외에는 없는데 Sassi Beauty Spa는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와 갤러리, 카페테리아, 라이브러리 등이 갖춰져 있어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다. 라이브러리 공간역시 대학교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벽지와 소품들로 마치 카페에 들어와 차를 마시고 있는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단골 고객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근황을 묻는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직원에게 묻자 "평소에도 직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시며 건강과 근황을 챙겨주신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직원들과 고객들을 가족처럼 대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직원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내 일처럼 일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전성실 대표는 "앞으로 Sassi Beauty Spa숍을 전 세계에 4,000개 이상의 지점을 오픈해 미국의 스타벅스처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한국인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내비쳤다. 이 자리까지 오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에게서 '불가능이란 없다(Impossible is Nothing)'라는 명언이 결코 명언에서 끝나지 않음을 배웠다. 그의 도전정신과 추진력은 높이 평가받을만 했다.
정경뉴스 이아름 기자allang20@mjk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