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블루오션을 찾아서'
제2편 전복양식 산업
글․박영제〈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증식연구팀〉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금세기 안에 지구의 평균 기온이 약 3도 상승하는 등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으로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1988년 설립한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가 2001년에 이어 6년 만에 내놓은 네 번째 보고서에 의하면, 현 추세대로라면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증가에 따라 금세기 말까지 기온이 1.8~4.0도 오르는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온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은 2100년까지 현재보다 28~43cm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기온 상승은 바다의 수온상승을 불러와 수산양식 산업에도 대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본란에서는 지구 온난화 영향만으로는 볼 수 없지만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김과 전복양식에 대한 지난 40년간의 변화와 앞으로의 대응전략을 전국 최대의 전복생산지역인 전남 완도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지구 온난화가 양식품종을 바꾼다.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였던 완도의 김 양식 생산량은 최근 20%대로 점유율이 낮아져버렸는데, 한해성으로 겨울철 양식품종(적정수온 8~5℃)인 김 양식이 완도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지구 온난화 등의 영향을 받아 쇠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경쟁력이 낮아진 김 양식 대체품종으로 고수온에 강한 전복 양식이 산업화 규모로 대량 양식 생산되고 있는데, 완도의 전복양식은 1990년대 후반부터 육상수조와 해상 가두리양식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주 소득원이었던 김 양식이 고급패류인 전복양식 소득으로 완전 대체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지역경제의 패턴을 바꾼다.
해양수산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전복생산량은 1990년 314톤에서 1998년 74톤, 2002년에 134톤을 보이다가 2003년에는 1,138톤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2004년 1,342톤, 2005년 2,198톤, 2006년에는 2,933톤으로 증가하고 있다. 금액면으로도 1990년의 65억원에서 2006년에는 1,200억원으로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전복생산은 일부 육상수조식(제주도 등) 양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상가두리 양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전복생산량 변화추이를 보면 2000년 이전까지는 일부 종패의 씨뿌림 방류가 이루어져 왔지만 거의 자연생산량이라 할 수 있으며, 1998년에는 고수온의 지속에 의한 먹이 해조류의 부족으로 자연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바 있다. 따라서 2003년 이후의 큰 폭의 생산량 증가는 양식산이 증가한 것이며, 이마져도 씨뿌림 방류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지 않을 경우 자연산 전복자원은 멸종위기의 보호대상종으로 관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20007.1월호)의 수산물 수급정보에 의하면 2006년 12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전복 양성 량은 약 4억4794만 마리로 그중 74.5%인 3억3354만 마리가 완도에서 양성되고 있다. 나머지는 여름철 냉수대의 영향으로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생산이 가능한 진도, 해남, 흑산도, 하의도 등 주로 서남해안 일대에서 약 1억1천440만 마리가 양성되고 있고, 극히 일부는 태안 등지의 서해안에서 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완도지역은 그 동안의 김 양식 생산소득에서 전복양식 소득으로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는데, 공식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량을 추가할 경우 완도지역에서의 2006년 전복 생산량은 약 4천여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를 2006년 12월의 산지 평균가격을 1kg당 4만원(1kg당 8마리/53,000원, 10마리/48,000원, 12마리/40,000원, 15마리/34,600원, 20마리/26,300원)으로 계산할 경우 완도지역의 전복생산량은 산지가격으로 약 1천 6백억 원으로 추정되며, 약 4백억 원(1천만 속)으로 추정되는 김 양식 소득을 크게 앞지르고 있어 지구 온난화가 지역경제의 패턴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구 온난화가 전복양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전복은 미역, 다시마 등 순수 생해조류를 선호하는 생물로 특히 해상가두리양식의 생산량 증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미역, 다시마와 같은 대량의 먹이 해조류 공급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완도지역에서 전복양식이 산업화로 크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미역, 다시마 등 양식산 해조류가 대량으로 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며, 현재는 식용위주의 양식(완도 금일, 금당)에서 전복양식용 먹이공급을 위한 연관 산업으로도 그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한해성인 다시마 양식은 수온상승으로 완도연안에서는 금후 20년 이후에는 쇠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미역양식 또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복양식 산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먹이확보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전복의 주된 먹이인 미역, 다시마는 여름철 수온상승으로 생산량이 격감할 경우 9~11월경 먹이부족 사태가 초래되어 일시적으로 전복양식 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전복양식의 먹이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역, 다시마 양식어장의 재정비를 통한 생산성 향상 대책마련과 함께 전복의 먹이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모자반 등 새로운 온대성 해조류의 증․양식 개발, 다시마 종묘의 안정적 확보대책, 해조류의 대체가능한 영양 배합사료 등의 개발이 시급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의하면 완도지역에서 2006년 10월 이후 일시적으로 전복 출하량이 줄어든 것은 미역, 다시마 등의 양식 작황부진으로 먹이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양식 어가들이 출하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기적인 현상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미역, 다시마의 생산량이 적은 여름철 이후 9~11월의 먹이공급을 위해서는 연중 다시마의 양식 생산이 가능한 서해안 북부해역에서의 다시마 공급대책 마련을 검토해볼만 하다.
국가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응한 경쟁력 극복 전략
전복양식 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양질의 충분한 먹이해조류의 확보, 우량 모패의 선발육종에 의한 유전적 가계관리 및 종 보존, 종패의 중간육성 향상기술, 선두그룹 우량종패 양식에 의한 생산성 향상 및 성장 부진개체의 과감한 도태, 폐사감소를 위한 환경조절과 질병대책, 우량종패의 씨뿌림 방류를 통한 자연산 전복의 열성화 방지, 대량 소비를 위한 고품질 가공식품 개발,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소비확대 등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만 한다.
이러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과잉생산에 의한 소비부진으로 양식 산업화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으며, 활어상태의 유통만으로는 대량소비가 어렵다.
특히 전 세계적인 수산물 선호도가 웰빙(well-being)형의 2차 가공 및 기능성 식품 소비로 전환과정에 있어 일시 홍수출하에 대비한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해서는 가공 및 기능성 식품 개발이 시급하다.
그 전단계로 완도, 강진, 진도 등에 설치되고 있는 전복가공 및 수출을 위한 시설은 전복양식 산업의 안정화에 바람직하며, 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무경쟁 전략품종으로 금후 중국과의 FTA 협정에 의한 시장개방에도 역수출이 가능하다.
전복양식 생산 수급
우리나라에서 양식 산업화가 가능한 전복류는 6종(참전복, 까막전복, 시볼트전복, 말전복, 오분자기, 마대오분자기)으로 그 중 산업적으로 대량 양식되고 있는 종은 참전복(Haliotis discus hannai)이며, 참전복과 까막전복, 오분자기를 제외하고는 상업적인 대량생산이 어렵고 소비 선호도가 낮아 양식의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
금후 우리나라의 전복양식 생산량은 현제의 연간 4,000~5,000톤 수준에서 먹이확보가 가능할 경우 2015년까지는 연간 최대 3만톤 내외로 생산(완도 1만 5천톤 내외)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 증대는 우량품종 양식과 안정적인 먹이확보가 필수적으로 먹이공급량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한편 해상가두리에서 출하까지의 전복양식 기간은 약 3년(10마리/1kg)이 소요되고, 1마리의 먹이 공급량은 미역과 다시마를 기준으로 약 25kg이 요구되며, 미역을 구입(1포대 40kg/5,000~12,000원)하여 공급할 경우 1마리의 먹이비용은 대략 3,125원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생산비의 점유율이 높은 먹이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시마를 자체 양식하여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다시마 1줄(100m)을 양식할 경우 생산량은 매년 약 5톤(3년간 약 15톤)으로 가두리 1칸(어미 전복 1,500마리)당 약 14개월분의 먹이공급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복양식 산업화의 성패는 먹이해조류의 육성에 달려 있으며, 기존의 김, 미역양식장을 먹이공급용 다시마 양식장으로의 재배치 계획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10년 이후의 미래소득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
지구온난화는 필연적으로 해양에서의 생물서식 분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증․양식 품종의 대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김 양식 등의 대체소득원 개발을 위해서는 전복양식과 같은 고소득 품종 개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며, 지속적 성장을 위한 기반 실태조사를 통해 우리 어업인이 10년 후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해나가야 할 시점이다.
바다의 황제 전복
전복은 그동안 값이 비싸 특별한 일이 아니면 사먹을 수 없는 수산물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연산에 못지않은 맛과 영양을 지닌 양식산 전복이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어 자연산의 거의 절반정도의 값으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전복은 예로부터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기 쉬운 증상들 즉, 신경쇠약, 피로회복, 간기능 개선, 성기능 회복에 큰 효과가 있다고 해서 불로장수의 명약이라 불렀다.
전복은 특히 글루타민산, 글리신 등의 성분이 있어 감칠맛과 달콤한 맛이 나고, 지방질이 다른 생선보다 적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그래서 회복기에 있는 환자의 영양식이라든가, 성인병의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는 중년 이상의 건강식으로 적극 추천할 만하다.
양식산 전복은 1kg에 10~12마리 정도이면 좋은 상품이며, 양식산 전복의 크기가 6cm 이상 또는 1마리 중량이 40~50g 정도이면 육질이 부드러워 날것이나 찜 또는 쪄서 먹어도 좋다.
한편 뉴질랜드에서는 생산자를 표시하기 위해 먹이를 바꿔 푸른색이나 갈색 띠로 껍데기 색깔을 독특하게 내기도 하는데, 명품 전복의 브랜드 도입을 위해서는 생산자의 이력을 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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