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패각(석결명), 자개

[이권형의 특허이야기]천연색 입힌 획기적 착색 자개

maind 2009. 7. 6. 12:33

 

 

 

 

 

휴대폰ㆍ네일아트 팔색조 변신



자개 고유의 아름다움에 현대의 옷 입혔다

 

예부터 집집마다 한 채쯤은 꼭 놓여져 있던 자개장은 우리에겐 참 친숙한 가구였다.

깨끗한 검은 바탕에 오로라빛 영롱한 자개로 수놓아진 산수화는 그 수려한 멋 때문에 한때는 부의 상징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밀려버린 자개는 언젠가부터 옛것이 되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자개에 칼라를 입히기 어렵기 때문에 어두운 색만을 바탕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다. 

 

“왜 자개는 항상 검은바탕에 흰색뿐인걸까?” 아주 간단한 물음이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음직한 궁금증이다.

 

그러나 이 간단하면서도 당연한 질문이 지금의 진주쉘 이영옥(51) 대표를 있게 해 준 시작이었다.

자개를 만들던 집안에서 자라나고 자개 기술자인 남편을 만나 평생을 자개와 함께 살아온 이 대표에게는 '잊혀져가는 자개의 아름다움'이 항상 안타까움으로 남아있었다.

언제부턴가 자개가 대표적인 사양산업으로 꼽히게 되고 그 때문에 식구들이 고생하는 걸 늘 지켜봐야 했다. 오로라빛 영롱한 자개를 그 누구보다 좋아했지만 자개장과 같은 공예품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답답함을 느꼈다.

 

이처럼 자개는 비전이 없다고 생각했던 그가 자개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된 건 남편과의 가슴 아픈 이별을 겪고 난 이후였다.

 

1994년 무렵 이 대표와 남편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대표는 살아남았지만 남편은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국내 제1의 자개기술자가 되길 꿈꾸던 남편이었다. 이 대표는 슬픔을 뒤로 한 채 남편의 뜻을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자개에 색을 입혀라”

이 대표는 편일률적인 자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개에 색을 입히면 어떨까’ 자나 깨나 자개만 생각했던 이 대표에게 떠오른 묘안이었다.

자개는 자연인데 색깔이 한정돼 있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여러가지 자연의 색을 불러와 자개에 덧입힐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더 화려한 오로라 빛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3년 이상의 인고의 세월 어렵게 세상에 나온 특허 자개착색 기술(특허청 439335)은 업계에서는 혁명과 같은 반향을 일으켰다.

 

하얀 바탕에 분홍빛 나비가 날아다니는 자개장으로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층 더 젊어진 느낌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자개를 활용할 수 있는 곳도 더욱 많아졌다. 아트월과 같은 벽지는 물론 냉장고, 에어컨 같은 가전제품 어디에나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여성들의 손톱을 장식하는 네일아트에까지 자개가 쓰이고 있다.  

 

특히, 자개를 신용카드에 적용 화재가 되고 있는 이른바 국민은행의 명품카드를 탄생시켰다.

 

이 카드는 기존 금융결제카드가 표면에 기능적인 정보만을 표출되도록 하는 단순성을 벗어나 기능적인 정보는 물론, 그 외의 부분에 대하여도 카드의 입체감을 줄 수 있는 천연의 풀 컬러가형성돼 있다. 카드의 두께는 기존의 카드 두께를 유지하면서, 고품위의 카드를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연 셈이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 불과했지만 그 아이디어가 고루하게만 느껴지던 우리의 자개를 현대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자개의 현대화를 이루어내면서 사양산업이었던 나전칠기공예를 되살려내는 데 성공한 이 대표. 그의 목표는 이제 자개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로 알리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신비로운 빛을 발하는 자개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서 알아준다고 생각하니 절로 신이 납니다, 꾸준히 고민하고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 자개의 아름다움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키겠습니다” 그의 목소리에 자심감이 뭍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