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 일반상식

몸도 마음도 축축… 지금 필요한 건 청결

maind 2009. 7. 8. 12:33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전국이 본격적인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고 한다. 장마철의 특징은 고온 다습이다. 온도가 높다 보니 외부의 자극에 대한 신체 반응이 떨어지고, 또 습도가 높다 보니 인체에서 열을 발산할 수 있는 기능이 떨어져 몸의 기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태양을 보기 힘든 날씨에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며, 각종 지병이 악화되거나 재발하기 쉽다. 장마철에 주의해야 할 질환과 건강대책에 대해 하나씩 짚어보자.


#습도 높아지면 진균류 감염 늘어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피부 미생물의 숫자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진균의 피부투과 속도가 빨라져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진균성 피부염 환자가 3~5배 증가한다.

 

진균성 피부염의 대표적인 질환인 무좀이나 살모넬라균, 이질균, 대장균 등과 같은 ‘그람음성균’의 증식이 활발해져 여드름처럼 보이는 모낭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모낭염은 피지 분비가 많은 남자에게 잘 나타나는 피부 질환으로 노란색의 고름 주머니가 입술, 턱, 코 주변부, 뺨 등에 잘 생긴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건선 등의 피부질환은 온도나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진다.

 

특히 야외 활동 후 에어컨이 가동된 실내로 바로 들어가는 경우 땀이 갑자기 증발, 피부 자체의 수분까지 빼앗아가 피부가 더욱 건조해질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피부의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안을 자주 하고, 화장은 이중 세안을 통해 말끔하게 제거하는 게 좋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장마철에 피부가 건조하고 메말라있으면 피부과에서 실시하는 보습관리와 진정관리, 피부 재생에 도움을 주는 필링과 레이저 시술 등의 피부관리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미영(가정의학)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교수는 “온도가 높고 땀이 많이 나는 장마철에는 머리와 턱수염, 손, 사타구니, 가슴이나 등 우리 몸 어디에나 곰팡이로 인한 감염이 생길 수 있다”며 “곰팡이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몸을 깨끗이 씻고 잘 말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떨어지는 면역기능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아 땀의 증발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못하므로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 체온 조절에 이상이 생기면 이로 인해 내분비계통이나 신경계통에 균형이 깨져 면역력의 약화를 초래하기 십상이다.

 

이 시기에는 감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 게다가 폭우로 인해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각종 수인성 질병이 기승을 부리며, 일사량이 부족한 관계로 각종 세균이 증식하기 쉽다. 이럴 때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천식 등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물론, 건강한 사람도 건강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한 냉방으로 냉방병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냉방병은 실내와 외부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날 때 발생한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기가 직접 신체에 닿으면 몸의 일부만 노출되는 것이 돼 냉방병에 더 잘 걸린다. 따라서 냉방보다는 환기에 중점을 두고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방을 하는 사무실에서는 지나치게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긴소매의 옷이나 덧옷을 입고, 관절염 환자는 무릎 덮개로 관절을 덮어 냉기에 관절이 직접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한다.


#하루도 못가서 상하는 음식, 배탈의 주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위장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의 증식이 활발해지고, 가열되지 않은 상태의 음료수나 식품의 섭취가 증가해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다.

 

주된 원인균으로는 포도상구균, 비브리오균, 대장균 등이 있다. 이들 중 일부 세균에서 분비되는 독소는 끓여도 없어지지 않아 음식물 관리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의 일반 증상인 설사, 구역, 구토가 심한 상태에서 몸에 적절한 수분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 심한 탈수와 쇼크, 대사성 산증, 급성신부전까지 유발될 수 있다.

 

음식을 끓이거나 냉동 보관하더라도 이미 세균의 독소에 오염된 음식은 얼마든지 식중독 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되도록 음식은 깨끗한 손으로,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바로 요리해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최민규(가정의학)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식중독은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 회복되지만 유아나 노인, 병약자에서는 경미한 설사, 구토에 의해서도 탈수가 되면서 전해질 균형이 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설사가 3일 이상 지속되고 고열이 지속되며 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쾌지수 높아질수록 마음은 신중하게, 몸은 가볍게

고온다습한 날씨에는 불쾌지수가 높아져 그 자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감성적으로 예민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릴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럴 때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가벼운 운동 등으로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는 게 도움이 된다.

또 반드시 물을 끓여먹고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는 등 개인위생 관리가 장마철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에어컨 필터 안은 곰팡이나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곰팡이나 세균을 없애주는 스프레이식 청정제를 자주 뿌려주고 정기적으로 필터를 청소하고 교환하도록 한다.


<도움말 = 최민규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김미영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피부과의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