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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를 빛낸 150인의 명사에 선정! 국가대표 디자이너 이화숙

maind 2009. 7. 21. 00:15

 

섹시하면서도 편안한 속옷으로 두 번째 도전

서른다섯 살의 평범한 주부에서 호주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불과 10여 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디자이너 이화숙. 그녀의 도전에 가속이 붙었다. 이번에는 예술에 과학을 더한 란제리다.

 

 

 

미스 호주 제니퍼 호킨스가 2004년 미스 유니버스에 선발될 당시 입은 드레스를 만든 주인공으로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이화숙. 호주 연방 최초의 여성 총독인 브라이스 총독이 즐겨 입는 의상 디자이너로, 3년 연속 국내 홈쇼핑 여성복 매출 1위로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온 그녀가 또 하나의 눈부신 수식을 추가했다.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에서 선정한 호주를 대표하는 명사 150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호주 패션 디자이너의 대표격이자, 한인으로서는 유일하다.

“패션계 입문 계기부터 미스 유니버스와의 인연 등 제 이야기가 149명 명사의 성공담과 함께 주정부에서 발간하는 책에 담겨 국립도서관에 보존될 거라네요.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죠.”

올해로 이화숙은 호주 생활 26년째를 맞는다. 서른다섯 살의 나이에 아들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히겠다는 소박한 소망으로 패션 디자인에 손을 댄 그녀는 여성의 실루엣을 아름답게 살리는 드레스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자신의 브랜드 ‘보라(BORA)’로 호주 패션계에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지난해에는 브리즈번 디자이너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대중적인 인기도 높다. 3년 전부터 롯데홈쇼핑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과도 친숙해진 이화숙은 4월 초 ‘화숙 리 란제리’를 선보인다. 론칭을 앞두고 가진 제품 품평회에서 홈쇼핑 측 미혼 여성 직원은 과감한 디자인에 살짝 얼굴을 붉힌 반면 기혼 여성은 “와, 정말 좋아요!”라고 했단다. 그럼 남성 직원은? 그저 말없이 탄성을 질렀다고.

“섹시한 컨셉트지만, 과하지 않아요. 예쁘기만 하고 불편한 속옷이 아니라, 섹시하면서도 기능성을 갖춘 속옷을 만들고자 했어요. 브래지어도 가슴을 모으는 데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경우 오히려 가슴에 주름을 만들 수 있어요. 한국 여성의 체형에 맞는 가슴 선의 각도에도 신경을 썼어요.”

잘못된 브래지어 와이어로 인해 가슴에 멍울이 생길 수도 있음을 직접 겪었기에 피팅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또 두꺼운 패드 일색의 브래지어에서 탈피해 본연의 선을 잃지 않는 아름다움을 살렸다. 무엇보다 임신과 출산을 겪은 여성에게 편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섹시한 여성미를 잃지 않을 수 있는 속옷을 권하고 싶었다고.

“많은 모델들을 만나서 피팅 작업을 하다 보니 겉옷보다 속옷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더 멋있어 보이더군요. 마음에 꼭 드는 아름다운 속옷을 입는 게 꼭 누구에게 보이고 싶기 때문이 아니잖아요? 자기만족이기도 하고, 또 남편이 좋아하면 더 좋기도 하고요(웃음).”

이화숙을 스타덤에 올린, 미스 유니버스가 입었던 그 황금빛 드레스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서 소장하고 싶다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이화숙은 훗날 기부를 기약하며, 박물관 전시를 택했다. 오는 7월 미스 블랙 USA 결선을 앞둔 미스 테네시가 이화숙의 드레스를 입고 싶다고 청해왔다고 하니, 또 한 번의 영광의 순간을 기대해봄 직하다.

 

레이디경향 2009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