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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돕는 행복한 사장님 (주)서울의지 선동윤 대표이사

maind 2009. 7. 21. 17:27

 

 

 

소외된 장애인들이 제2의 감동 인생을 살아가는데 알찬 밑거름이 되고 있는 한 CEO를 소개한다. 장애인의 의수족을 만드는 그는 장애인의 희망까지 보듬고자 한다. 그 주인공은 (주)서울의지 선동윤 대표이사다.

 

 

 

잃고도 또 잃을 것이 있는 삶보다/없어서 잃을 수 없는/이런 삶이기를 원합니다/버릴 것들이 많아 소중한 것을 못 보는 것보다/비어 있음에 모든 것을 보는/이런 삶이기를 원합니다/슬픈 것이 많아 흘릴 눈물이 있는 삶보다/울어서 오히려 행복한/이런 삶이기를 원합니다’

장애인 시인 이대우씨의 시 ‘이런 삶이기를 원합니다’의 일부처럼 ‘빈 곳에 모두를 채워’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주는 한 CEO가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그 ‘`행복한 사장님’은 바로 (주)서울의지의 선동윤 대표다.

장애인의 의수족을 만드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선 대표는 배고프던 어린 시절 단돈 7만원을 들고 상경해 지금의 기업을 일으킨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의 꿈은 사회 구성원들이 어느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장애인이 완전한 사회인으로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허무한 인생을 가치로 채워


“장애로 생(生)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의 빈곤과 허무를 가치 있는 꿈으로 바꾸는 데 작으나마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전남 보성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선동윤 대표는 어린 시절 배고픔을 못 이겨 물과 송진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대부분이었다. ‘스스로의 힘으로 가난을 이겨보자’는 젊은 혈기로 1977년 무작정 상경한 그는 현 (주)서울의지의 전신인 홍익회 소속 의수족 제작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당시 다리를 잃어 실의에 빠진 절단 장애인이 의족의 도움으로 웃음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온몸의 말초신경이 짜릿하게 저려오는 감동을 느꼈단다. 그때부터 선 대표의 긴긴 ‘선행의 여정’이 시작됐다.

 

 

 

1983년 회사를 인수한 이후 미래의 복지한국을 위한 희망 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장애 학생 의수족 지원 사업을, 세계 속의 한민족을 위한 작은 실천으로 조선족 및 탈북 장애인 재활 보조기 지원 사업을, 한센병으로 인해 사회와 격리된 소록도 장애인들에게 보장구 지원과 재활 보조 기구 방문 수리 사업 등을 실천하고 있는 것. 이밖에도 도서 및 산간 지역 등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 장애인 가정을 찾아 주택 개조 지원 사업 및 사회 복지 시설 운영 지원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현재 인구의 10%에 이르는 장애인들은 사회적 무관심과 미흡한 복지정책으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지 못한 채 허무한 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스스로 능력을 개발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만 주어진다면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따뜻한 꿈으로 시작된 ‘행복한 사장님’의 아름다운 선행은 소외된 장애인들이 제2의 감동 인생을 살아가는 알찬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의수족 사업에 그치지 않고 계속되는 무한도전


“다리 없는 장애인에게 다리를 만들어주었다면 그 다리가 겉으로 보기에만 멀쩡한 것이 아닌, 격한 스포츠도 소화할 수 있는 완벽한 다리의 기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선동윤 대표는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자신감과 두둑한 배짱까지 겸비한 인물이다. 장애인이 의족을 통해 걷고 뛰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스키나 등산까지 즐길 수 있는 ‘`완벽한 다리’를 제작하기 위해 1백여 명 직원들과 함께 쉬지 않고 ‘`뛰었다’.

 

국내의 열악한 장애인 복지정책에 한계를 느끼고는 러시아까지 달려가 인공위성 제작업체 ‘`에너지아’와 손을 잡고 최첨단 기능성 스포츠 의족을 개발했다. 그 결과로 국내 유일의 스포츠 의족 육상선수인 조수현씨를 탄생시켰다. 선 대표가 선물한 ‘`다리’의 도움으로 숱한 장애인 선수권 대회에서 매달을 휩쓴 조수현 선수는 이번 2008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에도 출전할 계획이란다.

지난해부터 매년 ‘장애인 스키 스노보드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는 선 대표는 말한다.
“첨단과학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진 스포츠 의족 장애인들은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삶의 자신감과 놀라운 변화를 느낀다고 합니다. 이분들이 계속해 ‘작은 기적’을 이루며 세상을 살아갈 때 우리 사회는 그만큼 더 건강하고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선동윤 대표는 중증 장애인이나 절단 장애인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을 위한 보조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1백 명 중 15명은 똑바로 선 상태에서 척추 뼈가 한쪽으로 10도 이상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또 인구의 80% 이상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요통을 경험하며 7~10%는 만성 척추 질환을 안고 살아간단다. 이에 선 대표는 척추측만증 보조기를 개발해 자체 임상을 거친 뒤 최근 5개 대학병원과 임상실험 중이다. 2009년 봄 정도면 임상 결과가 발표될 계획이다.

선 대표의 식지 않는 열정은 올해 두 가지 목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재활 전문 병원 설립과 사회복지법인인 에이블복지재단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것. 선 대표는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이른바 ‘돈’되는 사업에는 무한한 투자를 해주면서 소수자들의 평등한 복지를 위한 투자에는 소극적입니다.

 

열악한 정부 지원으로 인해 장애가 방치되고 고착화되어 영원한 사회의 요보호자가 되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 재활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해줄 전문 의료기관을 설립할 것입니다.”

 

레이디경향 2008년 3월호